종종 알바 구인사이트에 고수익 알바라고 올라옵니다. 정말 많이 올라옵니다.

그중에 가장 악질적인 구인이 '보이스피싱 알바'입니다. 이것이 왜 가장 악질인가 하면 우선 100% 잡힙니다. 그리고 예외 1% 빼고 나머지는 최소 징역 1년6월부터 알바한 액수대로 늘어갑니다.


보이스피싱(이하 '보피') 상위책은 국내에 없습니다. 거의 중국에 있고 동남아에 조금 있죠. 그리고 거의 위챗이란 메신저프로그램을 씁니다. 

자신이 알바를 구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위챗을 깔라고 하면 100% 보피 알바입니다. 알바를 구했는데 유선이나 온라인으로만 연락이 된다, 즉 직접 대면하지 않고 알바에게 일을 주는것은 사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신저를 깔면 이제 게임방 환전이나 대출금회수, 스포츠토토대금 등 현금을 운반하는 업종이라고 속입니다. 그리고 건당 10만원부터 줍니다. 액수에 따라 100만원까지 받았다고 실토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습니다. 저런 경우는 보피 상위책이 양심이 조금 있다고 할까요? 어짜피 다 토해낼 돈이지만...(그런데 돈을 많이 받으면 형(刑)도 많이 받습니다.ㅋ)

(4/24 추가) 요새 많이 잡히는 사람들 보면 인출 전달 뿐 아니라 라우터유심 갈아끼우는 아주 손쉬운 일을 하다 잡혀옵니다. 하루일당 10~20만원입니다. 고수익이죠? 외국에서 오는 전화를 국내 전화번호로 조작하는것입니다. 이것도 보이스피싱으로 간주해서 무겁게 구형을 하고 선고도 보이스피싱 정도로 합니다. 

다음에는 퀵으로 위조신분증을 받을수도 있는데 가장 많이 받는 신분증이 금융감독위원회 신분증입니다. 그 다음이 검찰 조사관 신분증이고요... 그걸 받고 양복을 입고 돈을 받으러 현장에 나가게 되죠. 20대 초반의 양복입은 청년이 금감원 신분증을 내밀면 보피 당하는 사람이 돈을 줍니다. 그 후에 메신저로 어디에다 너가 받을 성공비용 제하고 이체 시켜라, 어느역 물품보관함 몇번에 넣어놔라, 어디에 누구에게 피해자에게 받은 가방이나 봉투를 줘라 라고 하죠. 한시간도 안되는 사이에 10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정말 고수익이죠.

이짓을 두세번 하다보면 경찰에서 연락이 갑니다. 보피 관련 피의자 조사 받으러 오라고... (피의자 특정이 끝났다는거죠)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바로 구속이 됩니다. 구속 이후에는 구치소 가서 세금으로 된 공짜밥 좀 먹다가 검찰조사를 가게 되고 기소가 됩니다. 조사 받을때 대부분 자기는 보피인줄 몰랐다고 할겁니다. 그렇지만 몰랐다고 죄가 없어지는것도 아니고 상식적인 추론으로 범죄에 대한 의심이 있었는지를 실토하게 하면서 기소하게 됩니다.


이 단계부터는 고수익 알바 받은걸 100배정도 토해낼 시기입니다.


우선 변호사 사는데 500 정도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고수익알바 찾는 사람이 돈이 어디있나요? 결국 국선변호인이 붙겠죠. 국선변호인은 무죄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체했던 돈 전액을 피해자에게 주고 합의해야 합니다. 억울하지만 돈 받은 사람은 따로있고 배상해야 하는 사람도 따로 있는거죠. 적게는 몇백에서 많이 송금한 사람은 1억2천인가가 제가 본 최고였습니다. 한 두달 정도 안잡히다가 잡혔더군요. (어떤사람은 경찰이 소환했는데도 그 시간에 경찰서 안가고 보피알바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족이 있는 사람은 가족에게 손을 벌리게 되고 없는 사람은 그냥 몸으로 때우게 됩니다. 액수가 몇천씩 되는 피고인들 보면 가족들이 불쌍해 보이더군요. 


이 과정을 거쳐서 1심 판사가 선고를 하는데 대부분 2년 내외의 형을 살게 됩니다.(± 6월) 이때 피고인들이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은 '나는 돈만 찾아서 이체만 했을 뿐인데 선고형량이 너무 무겁다' 입니다. 고수익 형량인 셈이죠. (사실 보피 초기에는 입금책들은 무죄나 선고유예 같이 거의다 선처를 해줬지만 이렇게 선처받은 사람들이 나가서 똑같은짓을 계속 해서 형량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 

그러면 또 형을 줄여보겠다고 항소 하겠죠? 

항소 했으니 변호사 사는 비용 또 나갑니다. 그리고 형을 줄이려면 합의를 해야 합니다. 돈이 계속 깨지네요... 게다가 형사재판 이후에 민사재판이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돈 100도 못벌면서 재판비용+합의금으로 몇천쓰고 징역사는 결말이 나옵니다. 결국 교도소에 가서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서 출소후 어울려 살게 되겠죠.

심심해서 재판을 많이 구경을 가는데 진짜... 진짜 안타까운 청년들이 많아서 이 글을 씁니다. 최후진술할때 울어도, 다짐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제발 정당한 대가를 제공하고 돈을 버세요... 이런말 한다고 꼰대라고 하지말고..


인생은 실전입니다. 

일확천금은 누구에게나 오지 않습니다. 

세상의 물건이나 행위에는 모두 그것에 합당한 가치가 있습니다. 

공짜나 횡재는 없습니다. 

편법도 없습니다. 

그런게 있다 해도 본인에게는 돌아오지 않거나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요약합니다.

1. 고수익 알바는 고수익 대가를 치루게 된다.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2. 알바를 구할때도 실체가 있는 곳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위챗 이야기만 나와도 그것은 나를 재물로 삼는 범죄다.

3. 보이스피싱은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까지 망하게 만든다.

4. 보이스피싱 범죄는 변호사를 사도 실형을 피하기 힘들다.(그만큼 엄벌하는 분위기임)


사족) 만약 아무생각없이 한번이라도 돈을 받아 전달한 후에 번쩍 정신이 들어 검색하는 분이 있다면 바로 자수하세요.. 아주 운좋은 사람 외에는 다 잡힙니다. 자수해서는 아무 숨김없이 다 이야기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세번 전달했는데 두번만 했다고 거짓말 하고 그때는 넘어갈 수도 있지만 나중에 재판 두번 받을 수도 있습니다. 세건을 한번에 재판 받는게 좋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참회하는 사람만이 선처를 호소할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올바른 장소에서 해야 하며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이종욱(1946-2006)

Posted by fishin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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