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소리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룸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안자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이 곡을 참 좋아하는데

가장 기억남는건 태백산맥에서 김사용이 죽었을때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장례하는 장면을 서술했었죠 그때 이 시가 나왔었는데

역시 작가의 깊은 내공을 알수 있었던....

'기억하고 싶은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Moon river  (0) 2008.02.25
우리들의 죽음 (정태춘)  (0) 2008.02.25
少女隊 FRIDAY LOVE SONG  (0) 2008.02.24
When The Rain Begins To Fall  (0) 2008.02.24
Korea (by 소녀대)  (0) 2008.02.24
Posted by fishingkim
,